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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자동차

겨울 시골 산길에서 시험해본 테슬라 FSD, 생각보다 아찔했던 순간들

by 코스티COSTI 2025. 12. 5.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가 도심에서만 잘 돌아간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우리나라 시골 산길에서도 과연 그럴까?
그날은 그런 단순한 호기심 하나로 시동을 걸었다. 지도에도 희미하게 표시된 비포장 산길, 사람 그림자조차 드문 마을 길이었다.
차 안 공기가 괜히 조용했다.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 위에 발이 얹혀 있었다.

 

처음 구간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노면이 불규칙하긴 했지만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커브 구간에서는 깜빡이까지 스스로 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 이 정도면 꽤 괜찮은데?” 싶었다.

 

진짜 문제는 보이지 않는 커브에서 시작됐다

시골 산길은 대부분 한쪽이 절벽이고, 반대쪽은 풀숲이 도로를 덮는다. 사람 눈으로 봐도 ‘여기가 길인지 풀밭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런데 FSD는 그런 구분을 완벽히 하진 못했다. 풀을 길로 인식해버리기도 하고, 반대로 도로 가장자리를 지나치게 조심하다가 지나치게 안쪽으로 물러서기도 했다.

 

특히 커브가 깊게 꺾인 구간에서는 잠깐 멈춰 버리기도 했다. 마치 “여기가 길이 맞나?” 하고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그 정지의 몇 초가 꽤 길게 느껴졌다. 옆자리에 앉은 동행은 “지금 개입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하고 연신 묻고 있었다.

 

스탠더드와 매드맥스, 그 미묘한 차이

이날 테스트는 두 가지 모드로 진행됐다.
먼저 ‘스탠더드 모드’에서는 차가 매우 신중했다. 조금이라도 노면이 불안하거나 시야가 가려지면 바로 속도를 줄이고 멈춰섰다.
한편 ‘매드맥스 모드’로 바꾸자 차가 갑자기 달라졌다. 커브에서도 과감하게 진행하고, 좁은 길에서도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그 과감함이 꼭 좋은 방향만은 아니었다. 풀과 돌의 경계가 애매한 구간에서는 그대로 들이대는 경우도 있었다.
한마디로, 스탠더드는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매드맥스는 약간 무모했다.
둘 다 아직은 ‘사람이 곁에 있어야 안심되는 수준’이었다.

 

범퍼 카메라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함께 탄 이가 그랬다. “앞범퍼 쪽에도 카메라가 있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그 말이 꽤 현실적으로 들렸다. 실제로 비포장 구간에서는 낮은 장애물이나 웅덩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의 카메라 배치는 주행용으로는 훌륭하지만, 시골길의 복잡한 표면을 구분하기엔 아직 부족해 보였다.

 

사진으로 보면 그 길이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 사이에 돌이 섞여 있고, 콘크리트가 중간중간 드러나 있다.
이런 복합적인 표면은 인간 눈으로도 헷갈릴 정도였다.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더 무서웠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아찔했다. 브레이크를 살짝 밟을 준비를 하면서도, 차가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걸 지켜봤다.
경사도와 노면 인식이 완벽하진 않아 몇 번은 불안하게 휙휙 좌우로 움직였지만,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멈춰 서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확실히 느낀 건 하나였다. FSD는 ‘모르는 길’을 만났을 때 인간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반응한다는 것.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사람보다 느리지만, 사고는 내지 않는다

결국 이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판단’이었다.
위험을 감지하면 멈추고, 다시 경로를 계산한 뒤 천천히 재출발한다.
그게 인간 운전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사고 없이 도착하게 만든다.

 

특히 반대편에서 차량이 올 때 스스로 후진하며 길을 양보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 정도면 일상 주행에는 충분히 실용적이겠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그래도 아직은 함께 가야 하는 기술이다

테슬라 FSD는 이제 도심에서 벗어나 더 복잡한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골산길처럼 돌출된 돌, 덮인 잡초, 경사진 콘크리트 같은 요소들이 섞인 곳에서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 부르기 어렵다.
운전자가 옆에서 주시하고, 때로는 개입해야만 한다.

 

  • 스탠더드 모드는 매우 조심스럽고
  • 매드맥스 모드는 과감하지만 아직 위험 인식이 완벽하지 않다
  • 좁은 시골길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눈’이 필요하다

 

돌아보면 이게 전부였다

시골길에서의 FSD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신은 줬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점점 함께 가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
그날 이후로 도심 도로에서 FSD를 켤 때마다 그 시골 산길이 자꾸 떠올랐다.
언젠가 그 길도 스스로 문제없이 오르내리는 날이 오겠지.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아직은 사람이 필요하지만, 방향은 분명히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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