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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티 이야기/생활정보

음악하려면 꼭 대학을 가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

by 코스티COSTI 2025. 12. 11.

음악을 하려면 대학이 꼭 필요할까.
이 질문은 이상하게도 늘 누군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갈림길에 등장한다. 특히 입시가 끝난 지금쯤이면 더 그렇다. 결과가 좋든 아쉽든, 어쨌든 한 번은 자기 한계를 마주한 시기이니까. 그 뒤에 오는 공허함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나도 그랬다.

 

나는 고등학교까지만 다니고 대학은 가지 않았다. 그때는 단지 음악이 너무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근데 막상 사회에 나오고 나니, 음악을 한다는 말에 돌아오는 반응은 늘 둘 중 하나였다. “멋있다”거나 “그걸로 먹고 살 수 있겠어?”였다. 그 사이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여전히 음악은 ‘보통의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건 생각보다 단단하다

대학을 가지 않은 스무 살의 나는 하루 24시간이 전부 내 것이었다. 듣기엔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무서웠다.
누가 내 일정을 정해주는 것도 없고, 어떤 기준이 맞는지 판단해줄 사람도 없었다.
내가 세운 기준을 내가 어기면 그게 곧 실패였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마다 자존감은 조금씩 내려앉았다.

 

반대로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은 과제, 시험, 마감 같은 게 있었지만 그 덕분에 하루하루의 리듬이 있었다. 싫든 좋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건, 삶의 최소한의 틀을 유지해 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대학의 가장 큰 장점은 ‘강제성과 소속감’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어디서도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음악을 포기하는 시기는 의외로 비슷했다

내가 주변에서 본 사람들 중 음악을 내려놓은 시점은 대체로 두 번이었다. 25살 무렵, 그리고 30대 초반.
25살쯤엔 대학을 막 졸업하거나 사회로 막 나올 때다.
그때 느끼는 허무함은 수능 끝나고 찾아오는 공허함과 비슷하다.
몇 년 동안 목표 하나에 매달려 살다가, 갑자기 그게 사라지면 방향을 잃는다.

 

30대 초반은 또 다르다. 인생의 앞자리가 바뀌고, 주변은 안정적인 길로 가기 시작한다.
그때부터는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 시기를 지나려면 결국 자기 기준을 얼마나 단단히 세워왔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이든 아니든, 그 기준을 세우는 연습을 얼마나 했느냐가 관건이다.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요즘은 지식이든 인맥이든 대학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음악도 그렇다. 정보는 이미 흩어져 있고,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그렇다고 대학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대학이 주는 건 지식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게 공부의 무대일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 인생을 조율해보는 리허설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대학을 ‘삶의 주체성을 배우는 도구’로 보면 좋다고 생각한다.
반면, 대학을 인생의 전부로 믿는 순간부터 방향을 잃는다.
대학은 지나가는 한 시기일 뿐이고, 진짜 승부는 그 이후에 시작된다.

 

음악을 하고 싶다면, 늦은 나이는 없다

가끔 누가 “이제 시작하기엔 늦은 거 아닐까요?” 묻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이라도 시작했으니까 이미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물론 올인해야만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음악을 한다고 해서 모든 걸 버리면, 되돌릴 곳이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늘 말했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라도, 삶의 기반은 더 단단해야 한다.”

 

대학이 그 기반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가 대신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어디에서’가 아니라 ‘어떻게’ 자기 리듬을 만들어 가느냐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음악을 하든, 다른 길을 걷든 결국 사람은 자신이 밟아온 과정만큼의 사람이 된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든 아니든, 지금의 선택은 모두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대학이든 거리의 무대든,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꾸려가겠다는 마음 하나만은 같아야 한다.

 

돌아보면 그게 전부였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를 갔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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