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25년 현재 아르헨티나는 긴축과 개혁으로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그 속에는 복잡한 사회 구조와 역사적 맥락이 얽혀 있다.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 개혁은 무엇을 바꾸었고, 어떤 문제를 남겼을까?
1. 아르헨티나는 원래 잘사는 나라였다
지하철이 1920년에 생겼다니, 이건 의외였다.
지금은 자주 '망한 국가'처럼 언급되지만, 아르헨티나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전 세계 GDP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잘사는 나라였다. 유럽 전쟁이 한창일 때, 식량과 물자를 수출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그 결과 1920년대에 이미 지하철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 시대에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격차가 어느 정도였는지 체감이 된다.
하지만 부국에서 빈국으로 추락한 그 배경에는 자원 의존과 무분별한 복지 정책, 그리고 사회적 불균형이 있었다.
2. 아르헨티나는 왜 무너졌을까
자원이 많은 나라일수록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곡창지대이자 자원 부국이다. 땅만 파도 자원이 나오고, 소는 들판에서 키워도 잘 자란다. 이런 풍요 속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이 나라, 뭐 걱정할 게 있어?”
실제로 현지 주민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국가는 부자니까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1) 복지로 달래고 화폐 찍고… 결국 반복된 국가 부도
아르헨티나의 정치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 일부 엘리트 계층은 대대로 유럽에서 이주해온 백인으로, 거대한 농장과 기업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실상 모든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고, 일반 대중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등장한 정치인들은 “기회를 나눠주겠다”는 명분 아래 무상 교육, 무상 급식, 의무 채용, 공공 일자리 제공 등을 제안했고, 선거 때마다 대규모 복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반복된 재정 적자와 무차별적인 화폐 발행, 그리고 20번이 넘는 국가 부도였다.
3. 밀레이 대통령이 바꾼 것들
“모두 없애겠다.” 이 한마디가 통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원래 경제학자 출신의 라디오 DJ였다. 그는 전기톱을 들고 나와 “기존의 부패한 구조를 다 잘라내겠다”고 외쳤고, 국민들은 그의 메시지에 열광했다.
- 공무원 대량 해고: 출근만 하고 일 안 하던 구조 타파
- 교통·에너지 보조금 삭감: 더 이상 무조건 퍼주지 않겠다는 선언
- 공공사업 축소: 경제성 없는 사업은 전면 중단
- 연금 동결: 고령층에 대한 무조건 지원 중단
이러한 긴축 정책의 결과, 물가 상승률은 100% 이하로 떨어졌고, 재정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4. 하지만 모든 게 좋아진 것은 아니다
“오전에 우유 10만, 오후엔 12만 폐소” 이게 현실이었다.
직접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한 편의점의 우유 가격표에는 스티커가 30장이나 겹쳐 붙어 있었고, 실제로 오전과 오후 사이에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이제는 그런 극단적인 물가 불안정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문제는 극심한 빈곤 증가다.
(1) 긴축은 누구에게 더 가혹할까?
복지를 줄이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건 고령층과 저소득층이다.
실제로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차상위 계층의 급증이 나타나고 있고, 소비 여력은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이런 점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세계에서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무작정 복지를 줄이면 사회적 충격이 크다.
5. 우리가 지금 배워야 할 것들
“단단한 국민성, 그게 진짜 자산이다.”
아르헨티나와 달리, 한국은 척박한 환경에서 자립심을 키워왔다. 박정호 교수는 이런 표현을 썼다.
“한국인은 단단한 사람들이다. 자원이 없어서 모든 걸 스스로 이뤄야 했다.”
이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다. 자원이 많은 국가일수록 시스템 의존도가 높아지고,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으면 복지와 재정 지출에만 의존하는 사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 자원이 많아도 분배 구조가 무너지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 복지는 ‘일으켜 세우는’ 것이어야 하지, ‘주저앉히는’ 것이어선 안 된다
- 구조 개혁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10년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마치며
아르헨티나는 지금 개혁의 기로에 서 있다.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 정책은 분명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그 여파는 사회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다. 단순히 경제 수치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국민들의 감정, 역사, 구조를 함께 읽어야 한다. 지금 한국이 맞이하는 복지와 재정의 고민에도 분명 참고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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